"삼가 주상 전하께 아뢰옵니다. 전하의 망극한 총애에 부응하지 못하고 작금의 사태에 직면하니, 그 죄송한 마음을 어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사옵니다."
"하오나..."
????
"어서 읽으시오!"
"예, 전하..."
?????
"하오나, 겨우 '어리'라는 첩 하나를 소자 곁에 둔 일로, 세자를 폐한다는 말까지 나오는 이 조정의 현실에는 개탄을 금할 수 없사옵니다."
"소자가 첩을 들인 것이 큰 죄라면, 궁궐에 넘쳐나는 전하의 여인들은, 다 무엇이옵니까?"
"만약 대신들이 전하의 여인들을 들먹이며, 군왕의 자질이 없으니 용상에서 내려오라 한다면은, 전하께선 그리 하시겠사옵니까?"
"소자는 이제, 세자의 자리에 미련이 없사옵니다. 다만, 소자의 작은 흠결을 빌미로, 세자를 바꾸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저 간신들과,"
"그들에게 흔들리는 주상 전하의 모습이, 그저 안타까울 뿐이옵니다. 부디, 강녕하시옵소서."